본문 바로가기
에세이 모음

글쓰기의 기본은 상상력, 모모타로 글쓰기 매뉴얼 책 추천

by 다독다감 2022. 7. 10.

글쓰기의 기본은 상상력, 모모타로에서 배우는 글쓰기 매뉴얼

글쓰기 책 추천을 할 일이 있어 요즘 글쓰기 책은 어떤 게 나오나 살피던 중에 재미있는 책 한 권을 발견했습니다. 마루야마 무크가 쓴 <같은 소재도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는 글쓰기 매뉴얼>(지금이책, 2022)이라는 책입니다.

제목이 참 길지요? 부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플롯에 매력을 더하는 아홉 가지 레시피'  이 작가는 글쓰기 과정을 자주 요리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책 표지도 상당히 요란합니다.^^

작가 소개 

무라야마 무꾸는 직장생활을 하다 글쓰기 전문 강사로 전업한 작가입니다. 가쿠슈인대학교에서 역사학 석사 과정을 마친 뒤 일본 IBM에 입사해 고객 연수 업무를 담당했다고 하네요.

1999년 《링테일: 승전의 너》로 제6회 전격게임소설상 대상을 받으며 작가로 데뷔했고, 2010년 ‘어른을 위한 문장 교실ㆍ무큐안’을 설립하여 쇼비 학원대학 및 이케부쿠로 커뮤니티 컬리지 등 여러 대학에서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서로는 스토리텔링 3부작 《스토리텔링 7단계》, 《대중을 사로잡는 장르별 플롯》, 《같은 소재도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는 글쓰기 매뉴얼》을 비롯해 《링테일》 시리즈, 《리비스의 날개》, 《리틀 버드 플라이》, 《수습생 프린세스 보린》 시리즈 등이 있습니다.

글쓰기 매뉴얼 목차 및 구성

부제로 쓰인 '플롯에 매력을 더하는 아홉 가지 레시피'가 뭔가 봤더니, 바로 책의 장을 나타내는 것이었네요.

1장 글을 쓰고 싶은데 왜 쓰지 못할까, 2장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를 때를 위한 처방전, 3장 다양하게 변주해본다, 4장 ~ 8장 문체, 캐릭터, 장르, 시점에 변화를 주어 다양하게 변주해 준다, 9장 복선 까는 법·사용법입니다. 어 근데 목차에는 스페셜 레시피도 있어요. 이름하여 '쓸 수 있다' 상태로 만들어주는 열 가지 특횩약'입니다.

책표지
책 표지

어때요? 목차 제목만 봐도 구미가 당기지 않나요? 작가는 프롤로그에서 글쓰기를 요리에 비유하면서 글쓰기도 변주가 얼마든지 변주가 가능하다고 강조합니다.

예컨대, 카레를 만드는 방법을 기본적으로 익히고 나면, 소스를 바꾸어 화이트 스튜나 비프스튜를 만든다든지, 재료에 변화를 주어 치킨 카레나 소고기 카레를 만들 수 있듯이요.

요리 잘하시는 분들께서 보시기에 이 말이 맞나요? 요리 문외한인 저로서는 맞는 것 같기도 하고, 틀린 것 같기도 합니다.^^ 만약 이 말이 틀렸다면, 전제가 틀려버렸으니, 저자가 이 책에서 제안하는 모든 레시피와 처방전도 별무소용이 되겠네요. ㅜ

아무튼, 글쓰기를 요리에 비유하기를 좋아하는 저자는 카레 만들기 재료로 일본의 대표적인 전래동화인 <모모타로>를 이용해서 모모타로 이야기를 문체, 캐릭터, 장르, 시점에 변화를 주어 다양하게 변주하는 신기를 보여줍니다. 아, 이야기를 이렇게도 변주할 수 있구나, 이것이 작가적 상상력의 발화점이 될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모모타로 이야기 

글쓰기 연습을 위한 일본의 전래동화 모모타로 이야기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이렇습니다. 

어느 작은 해안 마을에 나무꾼과 빨래 일을 하며 사는 노부부가 있었다. 어느 날 강가에서 빨래를 하던 아내가 떠내려오는 복숭아를 발견하여 남편이 칼로 복숭아를 가르자 사내아이가 안에서 울고 있었다. 자식이 없었던 노부부는 복숭아에서 나온 아이란 뜻의 모모타로란 이름으로 부르며 아들처럼 키웠다.

이후 청년이 된 모모타로는 마을을 수시로 습격하는 요괴를 벌하기 위해 할머니와 할아버지로부터 받은 수수경단을 받아 요괴들이 사는 섬으로 떠난다. 여행 도중에 만난 개, 원숭이, 꿩에게 수수경단을 주어 친구가 된다. 모모타로는 개와 원숭이, 꿩의 도움을 받아 요괴들을 무찌르고 요괴가 약탈했던 보물들을 가지고 마을로 돌아와 아릿 다운 여인과 결혼도 하고 행복하게 살았다.

작가 마루야마 무쿠는 모모타로가 택시 운전사 모로타로라면? 게으른 모모타로였다면? 모모타로 이야기가 새드엔딩이었다면? 어땠을까 상상할 것을 요구하면서 글쓰기 연습을 끊임없이 시킵니다.^^

실제, 다른 버전의 설화에서는 노부부가 복숭아를 나눠먹고 갑자기 회춘하여 할아버지, 할머니가 욕정을 느껴 모모타로가 태어나게 되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 복숭아 어딨어? ㅋ 모모는 일본어로 복숭아이니까요. 

아무튼, 글쓰기에 따분함을 느끼시는 분들은 재미 삼아 가볍게 한번 읽어보세요. 어, 설정을 이렇게 바꾸었더니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네, 그것 참 말이 되네 돼! 하고 (비록 유치 찬란하지만) 공감 가는 부분도 있을 겁니다. 글쓰기는 역시 상상력! 하실 수도.

글쓰기의 기본, 글쓰기 근육을 키우려면?

글쓰기가 어렵다고 해서 꼭 이렇게까지 기계적으로 해야 되나 생각이 들기도 해요. 작가는 글쓰기를 요리에 비유했지만, 저는 운동, 특히 마라톤에 비유하고 싶네요. 글쓰기의 기본은 결국, 글쓰기 근육이라는 게 붙어야 어느 정도 진척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글쓰기의 기본은 요령을 피운다고 해서 갖추어지는 것이 아니라, 운동처럼 꾸준히 글쓰기 근육을 키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블로그 글을 거의 한 달만에 올리고 있는데요. 글도 매일 써봐야 느는데, 오랜만에 글을 쓰려니 블로그 글이라도 참 쓰기가 쉽지 않다는 걸 느낍니다. 못 쓰겠어. ㅠ

혹, 글쓰기를 잘하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매일 아무거나 그냥, 막 써 보세요. 운동을 매일 하고 나면 자신도 모르게 근육이 딴딴해져 있는 걸 발견하는 것처럼 어느 날, 글쓰기 근육이 거짓말처럼 붙어 있는 걸 분명 발견하게 되실 거예요.

매일, 타이핑한 것만큼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