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짝 친구와, 혹은 연인과 제주도 여행을 생각하고 계신다면 최상희의 <제주도 비밀코스 여행>을 읽고 여행 가방에 챙겨가신다면 평생 잊지 못할 추억 쌓기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제주도 비밀코스 여행>은 여행서이지만 빤한 여행서적과는 많이 다른 책입니다. 작가 최상희는 제주도에서 여행자로서 2년 동안 살았습니다. 하여 최상희는 자신을 중간 여행자라 칭합니다.
제주도 비밀코스 여행의 감성
<제주도 비밀코스 여행>은 중간 여행자로서 제주에서 2년 동안 살면서 만난, 지도 밖 제주의 감성이 고스란히 배어 있습니다. 삼나무 숲길과 와흘의 억새길을 소개하는 최상희 문장을 잠시 음미해 볼까요?
"억새가 하얗게 물결치기 시작하는 섬의 가을.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아리도록 파란 날,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는 들판에 이따금 꿩만 푸드덕 날아드는 가을날, 그런 날 나는 연애가 하고 싶다. 금세 사라져 버릴 가을빛 속에 반짝 빛나고 있는 억새밭을 서걱거리며 걷고 깊다. 바람이 불면 억새가 울고, 조금 늦게 삼나무가 일렁이는 숲을 산책하고 싶다."
- 본문 중에서
지인의 소개로 최상희의 <강원도 비밀코스 여행>(웅진리방하우스, 2010)을 읽으면서 저자를 알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10년을 다니던 잡지 기자를 그만두고 훌쩍 제주도로 떠났다고 합니다.
삼나무와 억새, 그리고 해안도로를 얼마나 좋아했으면! 저자의 용기를 한없이 부러워했습니다.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아, 그럴 수밖에 없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작가 최상희는 일반 여행자라면 느끼기 어려운 제주의 일상을, 특히 유명 관광지 보다는 발길이 뜸한 지도 밖의 숨은 절경들을 섬세한 감성으로 포착해냅니다.
<제주도 비밀코스 여행>을 읽다보면 몇 편의 여행 에세이를 읽은 느낌이 듭니다. 감성이 솟아나는 사진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각 코스마다 바쁜 여행자들이 놓치기 쉬운 부분이나 꼭 챙겨서 보아야 할 유익한 정보들도 알차게 꿰매어 놓았습니다. 스마트폰 앱에서 볼 수 없는 감성 정보들이 가득하다고 할까요? 부록으로 들어있는 제주도 비밀코스 지도도 스마트폰 지도앱보다 훨씬 더 편하게 눈에 들어온답니다.
여행은 가는 목적에 어울리는 코스를 잘 잡으면 거의 완성되는게 아닐까요? 그 코스에는 숙소며 음식점이 기본적으로 포함되어야 하겠죠?
<제주도 비밀코스 여행>은 여행 안내서로서 깨끗하고 예쁜 숙소, 맛있는 밥집은 물론 산책하기에 더없이 좋은 길들도 촘촘하게 안내하고 있습니다.
일테면 대포 주상절리의 관광 포인트는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해요
"대포 주상절리 관광포인트 고요한 에메랄드빛 바다의 주상절리도 아름답지만 진짜 장관은 밀물이 들어올 때다. 오후 6시쯤 갔을 때, 나는 정말 운 좋게도 이 장관을 볼 수 있었다. 주상절리 정상보다 더 높이 파도가 밀려들어 하얗게 부서지고 난 자리에는 작은 무지개가 영롱하게 걸리곤 한다. 정말 믿을 수 없는 광경은 눈으로 봐야만 실감할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즐겁게 읽어 주시길, 행복하세요! 봄날, 최상희 드림”이라는 시그니처와 함께 책을 보내주셨던 저자. 나무 같은 남자와 만나고 싶다는 작가의 꿈이 이루어졌는지 한편으론 궁금해집니다.
ABOUT 최상희 작가
때때로 여행하고 글을 쓰는 작가 최상희는 동생과 함께 출판사 ‘해변에서랄랄라’를 운영하며 여행의 기록을 책으로 만들고 있다고 해요.
여행서 <제주도 반할지도>, <오키나와 반할지도>, <북유럽 반할지도>, <홋카이도 반할지도>, <치앙마이 반할지도>가 있고, 여행 에세이로는 <여름, 교토>, <빙하 맛의 사과>가 있습니다.
소설로는 <델 문도>, <그냥, 컬링>, <바다, 소녀 혹은 키스>, <하니와 코코>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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