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투자대회 입상자 7인의 주식시장의 승부사들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된 스캘퍼들의 매매전략과 심리 컨트롤 비법
주식투자 관련 서적에 대한 리뷰는 항상 조심스럽습니다. 투자는 전적으로 본인 책임으로 하는 것이지만 누군가의 잘못된 정보로 인하여 의도치 않게 어느 한 사람에게 돌이킬 수 없는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수도 있으니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게 됩니다.
그러나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초심자일수록 편견 없이 다양한 주식투자 기법과 투자 스타일을 두루 접하며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주식 투자 관련 서적을 될 수 있으면 많이 접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오늘은 투자관련 전문 출판사 이레미디어가 2020년 10월 펴낸 <주식시장의 승부사들>이라는 투자서적을 간략하게 소개합니다.
주식시장의 승부사들 주요 내용
여느 투자서적과 마찬가지로 <주식시장의 승부사들>의 겉표지에도 화려한 미사여구가 범벅되어 있습니다. 만약 주식투자 초심자라면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이러한 영업성 멘트에 먼저 무뎌져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앞표지에는 "전설로 남을 실전투자대회 우승자들의 트레이딩 비법"이라는 문구가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이어서 "대한민국 최고의 트레이더들이 전하는 주식투자의 비밀"이라는 부제가 골드 칼러로 인쇄되어 있습니다.
책 아래 리드 부분에는 "최초로 공개되는 국가대표 주식 트레이더 7인, 실전 투자대회 입상 기록 총 48 이상, 합산 우승 22회"라는 문구가, 뒤표지에는 "전쟁터 같은 실전에서 자신을 증명해낸 최강자들이 전하는 성공 투자 노하우"와 "그들에게 배우는 매매전략과 심리 컨트롤, 승자로 살아남는 비밀"이라는 큼찍막한 멘트가 끝없이 이어집니다.
자, 그럼 <주식시장의 승부사들>에 등장하는 주식 트레이더 7인이 전설로 남을만만 국가대표 트레이드인지, 대한민국의 최고의 트레이들이 맞다면 그들이 말하는 트레이딩 비법에는 어떤 것이 있고, 매매 전략과 심리 컨트롤을 어떻게 하여 최강자가 되었는가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국가대표 트레이드?
<주식시장의 승부사들>에 등장하는 7인의 트레이들은 모두 각 증권사가 주최하는 실전투자대회에 입상 기록을 보유한 투자자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 트레이더에는 '대한민국 실전 투자대회의 살아있는 불패 신화'라는 '한봉호'씨가 소개됩니다. 실전 투자대회 "입상 19회, 1위 14회"를 시작으로 입상 실적이 점점 줄어들면서 여섯 번째와 마지막 일곱 번째는 입상 실적 2회에 그칩니다.
우리나라의 대다수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해마다 앞다투어 실전투자대회를 경쟁적으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하여 몇몇 실전 투자대회 입상 기록만 가지고 '국가대표 트레이더' 지위를 부여하는 건 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주식 투자는 실전대회 입상 실적이 투자실적으로 이어지는, 그렇게 간단한 세계가 아닙니다. 투자의 세계는 한 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최소 수십년을 이어가면서 수익을 꾸준히 내야 하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한순간 크게 벌었다 크게 잃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수익자산을 수십 년간 불려 가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닙니다.
그들의 매매전략과 심리 컨트롤 비법은 독보적인가?
그간 국내외 주식 투자관련 서적을 읽을 만큼은 읽었던 것 같습니다. 유감스럽게도 해외서적에 비해 국내 서적은 질과 양, 모두에서 조악한 데가 많았습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지만 투자 관련 서적을 접할 때는 되도록이면 그 분야에서 고전의 반열에 오른 양서들을 먼저 정독해보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합니다.
그 분야의 뛰어난 저작물들은 정리가 되는대로 차차 포스팅할 계획입니다.
<주식시장의 승부사들>에 등장하는 7인의 트레이더들의 매매전략이나 심리 컨트롤을 보면 당연하겠지만 트레이딩 비법이라고 할 만한 것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전설로 남은 위대한 투자자들의 투자원칙에서 파생되었거나 야전에서 구두로 회자되는 비법 아닌 비법을 차용한 것들이 많아습니다.
심리 컨트롤의 비법으로는 '오늘만 날이 아니다. 마음을 비우면 된다'라는 식의 수사를 이구동성으로 말했습니다. 흔히 하는 말인 마음을 비우면 다 된다라는 말은 어폐가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포기하면 된다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니까요.
그럼에도 "책을 읽었으면 기록한다"의 저의 모토를 따라 훗날을 위하여 기록 정리차원에서 이들의 매매기법을 정리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한봉호) 티스톡 대표, 닉네임 '마하 세븐'
광운대학교 경영대학원 주식투자 트레이딩 경영전공 책임지도 교수
상승 눌림목에서 눌림목 스캘핑(초단타 매매)을 주로 하는 스타일이며, 시장의 바닥에서 대장주를 매수하고 고점권(?)에서 매도한다는 가치투자(이는 엄밀히 말하면 가치투자가 아님)도 병행한다고 합니다.
바닥권과 고점권을 파악하는 방법이 저에게는 구름잡는 말로 들렸습니다만.
(김형준) 23년 경력의 전업투자자, 저서 <실전 투자의 비밀>, <실전 투자의 절대 지식> 등
급등주 돌파 눌림목 매매, 우량주 낙폭 과대 스윙 매매 스타일. 지금까지 트레이딩을 해오며 가장 기억에 남는 종목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인상적이라 인용해봅니다.
주식 투자에 있어 충동 매매를 하면 어떻게 되는가, 타산지석으로 삼기 좋을 에피소드인 것 같습니다.
데이트레이딩을 하면서...계속 수익을 내고 있었기 때문에... 여기저기에서 돈을 빌리고 끌어와 2억 원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나서 시가에 풀 베팅했는데 군간 급락이 나왔습니다. 곧장 최대 미수로 총 5억 원어치를 매수했습니다. 그러나 하한가로 직행했습니다. 하한가에서라도 손절매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그다음 날 손절매하고 나니 손안에 5,000만 원가량만 남았습니다. 쉽게 말해 눈을 감았다가 뜨니 5억 원이 5천만 원이 되어 있었던 겁니다.(58-59쪽)
※ 2003년 1월 겪은 일이라는데, 지금은 하한가가 -30%이지만 그 당시에는 -15%였으므로 하한가를 두 번 맞으면, 세금과 수수료를 제외하고 계산하면 3억 6천1백250만 원이 남게 됩니다. 아마도 저자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거나 아니면 좀 부풀리는 성향이 있는 건 아닐까 합리적 의심을 해봅니다.
(강창권) 20년 경력의 전업 트레이더, '다된다 트레이닝 스쿨' 대표강사
시황매매를 주로 하며 시간 외 단일가 매매, 재료주 상한가 따라잡기, 테마주 매매를 하는 스캘퍼. 돈이 되겠다 싶은 매매는 다 하는 스타일인 것 같습니다.
나머지 4인의 트레이더(이주원, 김영옥. 이찬용, 이상기)들은 실전 투자대회 입상 실적도 미미하고 매매전략도 대동소이하여 소개는 생략합니다. 차트분석에 따른 매매기법은 기법마다 책 한 권으로 다루어도 부족한데, 7인의 매매기법을 한 권의 책에 소개하다 보니 내용이 피상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분야에 관심이 있다 하시는 분들은 <주식시장의 승부사들>을 통해 달관적이나마 스캘퍼들의 면면을 살펴 보시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초단타 매매 세계에 대하여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된 <주식시장의 승부사들>은 이상하게도 이 책을 엮은 이에 대한 정보가 없습니다. 그냥 트레이드 7인이 저자라고만 되어 있습니다. 누군가 질문을 만들고 인터뷰를 했을 것이며 책으로 엮을 것인데 말입니다.
동학 개미 운동에 올라타기 위해 급히 기획된 책이라고 할까요? 7인 모두에게 실전 투자대회에 참가하게 된 이유와 대회에 참여해보니 뭐가 좋은지 물었습니다. 다들 자신의 실력을 알아보기 위해서, 실력을 검증해보기 위해서라고 답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에게 실전 투자대회 참여를 종용하는 것 같았습니다.
<주식시장의 승부사들>이 소개하는 트레이더들은 모두 기술적 분석을 하는 차트쟁이들이고 초단타 매매를 하시는 분들입니다. 오래전 초단타 매매를 한 적이 있었는데 진심 인간계의 영역이 아님을 깨닫는데는 한 시즌이 채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초단타 매매를 하시는 분들을 보면, 지금도 그저 경탄스러울 뿐입니다.
이주원은 이 책에서 "단기 매매 비중을 줄이고 장기 투자를 주로 하여 매매 횟수를 최대한 줄인, 트레이딩이 아닌 투자를 하고 싶습니다"(201쪽)라고 스캘퍼로서의 소회를 밝혔습니다. 아마도 지쳐겠지요. 지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식투자 역시 남여의 궁합과 마찬가지로 자기와 합이 제대로 딱 맞아떨어지는 환상적인 분야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어? 초단타 매매~! 왠지 나랑 맞을 거 같은데? 하시는 분들은 재미 삼아 <주식시장의 승부사들>을 만나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클릭 한 번으로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 원, 크게는 몇 억이 왔다 갔다하는 세계를 재미로 기웃거릴 일은 절대 아니지만요. 그렇다고 주식 시장을 '전쟁터'로 인식하시는 분들도 결코 성공할 수 없는 영역이 주식 투자의 세계인 것 같습니다. 전쟁터로 인식되는 순간, 뇌가 굳어지며 최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없을테니까요.
여기서 잠깐, 지난 100년 간 투자 분야 대가들의 연복리 수익률 순위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글을 참고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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