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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7광구 영화, 영유권 문제를 소환한 하지원 안성기 주연 괴수 영화

by 다독다감 2021. 5. 10.

흔한 홈 비디오용 B급 괴수 영화같은 SF에 130억을 쏟아붓는 패기!

2011년 개봉한 <7광구>는 개봉 당시 혹평이 대세였던 영화였는데요. 시나리오와 캐릭터 설정이 어이 없다는 것, 어두운 화면과 음향이 주된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 영화보다 "영화 7광구 진짜 추천한데이. 제발 봐라. 나만 돈 낭비할 수 없다 아이가~"라는 네티즌 평이 압도적이었다는!

그러나 하지원이 (안젤리나 졸리 못지않는) 여전사로 나온다는 영화를 놓칠 수는 없었고, 무엇보다 국내에서 처음 도전하는 아이맥스 3D 액션 영화라는 타이틀을 마냥 무시하고 앉아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거기다 천만 관객돌파 영화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이 제작하고 <화려한 휴가>의 김지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무엇보다 당대 최고 인기를 구가하던 안성기와 오지호, 박철민과 송새벽, 이한위 등의 호화 캐스팅을 모른 채 하기에는 몸이 너무 근질거렸다고 고백하는 수밖에 없겠네요.

극장을 찾았을 때, 한산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중고등학생들이 객석을 가득 메운 열기를 보고 조금 안심했는데요. 그런데 개봉 초기만 반짝했을 뿐, 130억 원을 들인 이 영화는 참담하게도 최종 관객수 224만 명을 기록하고는 모든 극장에서 조용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7광구 영화 줄거리

7광구 위치와 석유 매장량, 영유권

영화 제목이 7광구이니 당연히 7광구가 소재겠죠? 7광구는 사우디 석유매장량의 10배에 가까운 석유가 제주도 남단에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한일 양국이 공동개발구역으로 설정한 지역입니다.

아브라빌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의 시간을 아끼기 위해 7광구를 최대한 간략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 서치 했으나 포기하고 말았어요. 7광구의 역사적인 의의와 경제성, 미래 가치를 검토할수록 머리만 아팠거든요.  

그래서 대신 사진 한장 모셔오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머니투데이 2019. 3. 1자 "일본이 독도보다 탐내는 '7광구'... 5조 달러 원유 뺏기나"라는 제하의 기사에 실린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7광구는 지리적으로 우리나라보다 일본에 더 가깝고 중국도 탐낼만한 위치에 자리한 7광구는 무려 남한 면적의 84%에 해당하는 8만 4000㎢에 이르는 바다입니다. 

7광구는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경제성을 주목하여 1970년 7광구로 설정하여 영유권을 선포했지만 일본이 반발하며 1974년 "한일 공동개발 협정(양국은 반드시 공동 개발한다)"를 체결하고 말았습니다.

'7광구' 명칭을 '한일 공동개발구역(JDZ)'바꾸고 일본은 1986년 몇 차례 공동탐사를 진행한 것 외에는 탐사를 중단해 버렸습니다. "양국은 반드시 공동 개발한다"는 조항 때문에 2028년까지는 독자적으로는 개발이 불가능한, 꼼짝 마 상태입니다. 

한일 공동개발협정은 1978년부터 50년간 효력을 가지는 협정으로 2029년이면 효력이 소멸합니다. 앞으로 8년 후인 2029년이 되면 나면 경제성이 없다며 개발에서 손을 뗀 일본의 검은 속셈이 드러나고 중국도 혀를 날름거릴만한 첨예한 영토 분쟁지역이 바로 '7광구'입니다. 

아무튼, 영화 7광구는 김지훈 감독이 역사 속에 방치된 '7광구'를 국내 CG 기술로 영화로나마 7광구의 역사적인 의미와 경제적 가치를 소환했다는 의미가 있었다고 할까요?

7광구 '이클립스 호'에는 무슨 일이?

영화에서는 7광구의 석유 시추선 이클립스호에는 기대하던 석유가 아닌 괴생명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석유를 꼭 찾을 수 있다는 집념에 불타는 해준(하지원)과는 달리, 나머지 대원들은 지루하게 반복되는 시추 작업의 실패로 본사 복귀만을 고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본사에서 7광구에 대한 철수 명령이 떨어지고 선장 정만(안성기)이 '이클립스호'에 파견되면서 시추작업은 연기되고 철수 준비에 들어갑니다. 여기까지가 지루한 영화 초반부 스토리입니다.

영화 중후반 스토리는 영화를 직접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7광구의 줄거리 역시 고스트가 간략하게 정리하기에는 불가능한 작업으로 느껴집니다. 관심 있으신 분이 그냥 영화를 보시는 게 최상일 듯합니다.^^

영화 7광구 혹평의 근원

영화를 보시면 이클립스 호가 망망대해에 떠 있는 시추선이라는 실감이 전혀 나지 않습니다. 하지원과 안성기가 대화를 나누는 장소도 바다 위 이클립스호가 아닌 촬영 세트장이라는 티가, 나도 너무 많이 티가 났습니다.  

시추선의 배경이 되는 바다의 푸른 물결도, 풍랑 소리로 출렁이고 있을 하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당시 7광구를 보던 관객들은 우리나라 컴퓨터 그래픽이 가야 할 길이 앞으로 너무 멀다는 실망감을 느끼며 이 영화를 봤을 것이라 짐작됩니다. 

<7광구>에 대한 혹평의 근원은 아마도 이 지점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물론 시나리오도 개판이었지만 이 당시만 해도 관객들은 이야기보다 CG만 좋으면 모든 걸 기꺼이 용서하겠다는 분위기가 강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2020년 개봉한 <승리호>는 불과 8년 만에 우리나라 영화 CG의 엄청난 발전을 보여준 기념비적인 영화였습니다. <승리호> 또한 시나리오는 개판이었지만요.

아무튼 영화 7광구는 인물들의 관계를 치밀하게 설정해야 할 도입부에서 빛나는 조연들을 활용하지 못하고 사장시키는 우도 같이 범하면서 최악의 영화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어찌 된 셈인지 이 영화에서는 박철민의 개그도, 송새벽의 촌철살인의 대사들도 썰렁하게만 다가왔습니다. 시나리오의 허술함은 명품 조연들조차도 무기력하게 만든다는 것, <7광구>가 확실하게 증명했습니다.

이후 <7광구>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과 '에이리언' 시리즈를 교본 삼아 시추대원과 괴물과의 사투를 그려 나갔으나 시추선 곳곳에 흐르던 괴물의 끈적거리는 액체가 불쾌감을 더욱 부채질하고 말았습니다.

다만 배우 하지원은 대사를 칠 때보다 액션을 할 때 더 멋있었던 정도? 하지원이 바이크를 타고 괴물과 대결하는 장면들은 만화적이었지만 그녀가 한국 여배우라는 것을 감안하면 여배우로서의 참신한 시도라고 치켜세웠던 기억이 납니다.

영화 7광구 존재 의의

그러나 SF 불모지에서는 흔한 홈 비디오용 B급 괴수 영화에도 기꺼이 130억을 쏟아붓는 패기가 있어야 나중에라도 길이남을 SF 걸작을 만들 수 있는 밀알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극장에서는 아니더라도 아닌 넷플릭스에서는 <7광구> 같은 영화들 많이 사랑해 주셔야 합니다.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감상하시는 건 최소한 '나만 돈 낭비하는 건' 아니니까요. 아, 물론 귀한 시간 낭비는 될 수도 있지만요.

또, 주식 투자자라면 이 영화를 보고 7광구 관련 테마주에 관심을 가져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네요. 누가 알겠어요? 나중에 대박을 터트릴지. 물론 그 실현은 난망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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