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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알투비 리턴투베이스 줄거리와 결말, 손익분기점은 못 넘었지만

by 다독다감 2021. 5. 26.

정지훈과 신세경이 주연으로 출연한 <알투비 : 리턴투베이스>(2012)는 충무로에서 보기 힘든 전투기를 소재로 한 항공 영화입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장르가 아닐까 합니다.

알투비 리턴투베이스는 2012년 8월 15일 개봉했습니다. 비와 신세경의 키스신을 기대하며 영화동지와 함께 기쁜 마음으로 영화관을 찾아 들뜬 마음으로 봤던 영화입니다.

그런데 영화관을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관객들 표정이 너무 달랐습니다.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 알투비 리턴투베이스는 충무로의 망작 중의 망작, 가장 처절한 실패작이라는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한 국가의 공군이 전폭적인 제작 지원을 했고, 제작비도 백 억원 넘게 투자한 블록버스터였는데 말입니다. 배우들도 그 당시 나름 잘 나갔던 이들을 캐스팅했는데 알투비 리턴투베이스는 최종 관객수 120만명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말았습니다. 

참고로 알투비 리턴투베이스 당시 계산으로 손익분기점 4백만명이었습니다. 당시 CJ E&M은 100억 대작 잔혹사를 화려하게 쓰고 있었지만, 그래도 <7광구>와 <마이웨이> 등은 최종 관객 2백만명은 넘겼으니 알투비가 이 분야에서 가히 지존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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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투비 리턴투베이스 줄거리

알투비 리턴투베이스의 줄거리는 아주 간단합니다. 특수 비행팀 블랙이글스의 파일럿 태훈(정지훈, 비)은 에어쇼에서 금지된 비행 기술인 활강 비행으로 까불다가 특수 비행팀에서 쫓겨나 공군 21 전투비행단으로 방출됩니다.

공군 21 전투비행단의 에이스는 철희(유준상)입니다. 철희는 태훈과는 다르게 진중하며 원칙주의자입니다. 그러니 둘은 사사건건 부딪칩니다.

또 공군 21 전투비행단에는 파일럿을 꿈꾸었으나 청력 이상으로 공군사관학교를 포기하고 정비사가 된 세영(신세경)이 있습니다.

스틸컷

태훈과 세영 사이에는 늘 그렇듯 러브라인이 형성되고 또 다른 한 쌍의 러브라인과 함께 영화의 중반부까지 러브가 영화를 끌어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북한에서는 난데없이 쿠데타가 일어나고 귀순 전투기가 서울 상공을 침범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서울 항공을 초계 비행하던 태훈의 편대가 귀순 전투기를 에스코트하고, 그 뒤를 추격해오던 위장 귀순 전투기가 공격하여 귀순 비행기가 격추됩니다.

북한으로 도망가는 위장 기순기를 추격하던 대서(김성수)는 적기의 공격으로 격추되고 뒤에 타고 있던 어리바리한 지석현 중위(이종석)는 대서가 먼저 이젝션 해준 덕분으로 가까스로 북한에 착륙하여 살아남습니다.

한편, 북한의 쿠데타 군부가 원산에서 핵미사일을 발사하려 한다는 첩보가 입수되며 작전명 알투비가 개시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핵미사일 발사 저지에 성공한다는 결말입니다.

비행장면

작전명 알투비는 '리턴투베이스 Return to Base'로 즉 '기지로의 귀한'을 뜻하는데 작전명 센스가 좀 거시기한 것 같습니다. 작전명 치고는 넘 멋부지리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는 처음에 신상옥의 <빨간 마후라>의 후속작임을 표방하며 '빨간 마후라2'로 기획됐으나 이후 '레드 머플러', '비상:태양 가까이'로 개칭을 거듭하다 알투비: 리턴투베이스로 최종 낙찰했다고 합니다.

망작 밖에 길은 없었나?

영화를 본 관객들은 이구동성으로 스토리가 "너무 어이없다"였습니다. 흔히 말하는 개연성이 전혀 없었다는 말이었습니다. 

북한의 쿠데타와 원산 핵미사일 발사라는 긴박감이 전혀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영화는 북한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쿠데타의 사정보다 러브라인에 더 공을 들였습니다.

이 영화가 로맨스 영화인지, 전투기가 태양 가까이 비상하는 항공 영화인지 잠시 헷갈렸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주인공 태훈 역을 연기한 정지훈이 너무 밉상 맞았다는 겁니다. 영화에서는 태훈이 현실에 안주하지 못하고 좌충우돌하는 천재적인 파일럿으로 묘사됩니다. 

만약 그가 진정 천재적인 파일럿이었다면 에어쇼에서 위험천만한 비행기술을 대중을 상대로 자랑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가 실수라도 하는 날에는 지상에서 에어쇼를 관람하고 있던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갈 테니까요.

아마도 감독은 천재의 본성을 많이도 착각했던 모양입니다. 천재는 현실의 질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기행을 일삼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 모차르트가 그랬듯이요. 그러나 천재들은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한 장난은 결코 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관객들은 태훈이라는 캐리터에게 몰입은커녕 불쾌감마저 느끼고 말았습니다. 캐릭터 설정에 실패한 거지요. 캐릭터 설정에 실패하면 영화든, 픽션이든 모든 것이 끝나 버립니다. 그 순간, 망작이 되는 거지요.

아마도 전투기 영화의 에이스는 토니스콧이 연출하고 톰 크루즈가 주연한 <탑건>(1987)이 아닐까 합니다. 오마주라는 미명아래 알투비는 자존심 상하게도 탑건을 베껴도 너무 많이 베겼습니다.

<탑건>의 후속편 <탑건: 메버릭>은 지난해 코로나로 극장 개봉을 못하였습니다. 넷플릭스 제안도 거절한 채 당초 7월 개봉에서 11월로 연기하며 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나겠다고 합니다. 저는 이런 자부심이 좋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이 영화를 연출한 김동원 감독은 알투비 이후로 영화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가 연출한 <투사부 일체>(2006)는 그럭저럭 볼만한 영화였는데 말입니다.

알투비 리턴투베이스 명대사

"내려가면 뽀뽀해드리겠습니다"(신세경) 
"오유진 나랑 결혼해줘! 마지막 명령이다"(김성수) 
"정 대위, 공군은 말이야, 파일럿의 호기심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의 안전을 위해 비행하는 곳이야. 내 말 명심하고 잘 지내기 바란다."(조성하)

다시 리턴투베이스를 기대하며

알투비 리턴투베이스에는 많은 블록버스터에서 보아왔던 짜릿한 추격전도 없었습니다. 북한의 전투기가 서울 상공을 습격한다는 긴박감을 느끼기에도 사실감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등장인물들의 로맨스도 전투기처럼 너무 허공에 떴습니다. 이 영화는 무엇보다 시나리오가 선결이라는 걸 입증했습니다. 

그러나 극장가에 다시 알투비 리턴투베이스와 같은 영화가 걸린다면 역시 들뜬 마음으로 갈 것 같습니다. 태양 가까이 가고자 했던 청춘들의 열망을 그렸다는 것만으로도 온몸에 전율이 흐르니까요.

비랑 신세경이 전투기에서 데이트할 때 흐르던 OST, 허규의 '태양 가까이'가 귓가에 맴돕니다. 전투기가 급강하하는 알투비 리턴투베이스의 몇몇 장면들은 여전히 가슴을 띄게 하는 영상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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