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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인사동 스캔들, 참신한 소재와 탄탄한 시나리오에 빛난 엄정화의 연기

by 다독다감 2021. 3. 26.

범죄 스릴러 영화 <인사동 스캔들>(개봉 : 2009. 4. 29)은 빠르고 경쾌한 편집 스타일이 돋보이는 박희곤 감독의 데뷔작입니다. 권칠인 감독은 이후로 <퍼펙트 게임>(2011), <명당>(2017)을 연출한 감독입니다.

<인사동 스캔들>은 캐릭터들의 풍성함과 시나리오의 탄탄함, 소재의 참신함도 돋보였던 영화였습니다. 치밀한 사건조합에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엮이면서 영화가 끝날 때까지 잠시라도 경계를 늦출 수 없는 범죄 스릴러물입니다.

4백 년 전에 세상에 자취를 감추었던 안견이 그렸다는 "벽안도"가 다시 나타나면서 인사동 뒷골목에서 벌어지는 벽안도의 '복원'과 '밀매'를 둘러싼 이야기를 중심으로 인간 욕망의 서사가 전개됩니다.

<인사동 스캔들>에서 등장하는 "벽안도"는 물론 가상의 그림입니다. 안견이 그렸다는 400년 전의 벽안도는 “안평대군이 왕위에 오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렸기에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다”라는 그럴듯한 설정으로 사적인 개연성을 높이며 자연스럽게 내러티브에 빠져들게 만듭니다. 

역사 속에서는 안평대군의 꿈 이야기를 듣고 안견이 그린 그림이 몽유도원도이고, 이를 본 안평대군이 안견 자신의 꿈을 그려달라고 청탁해 그린 것이 벽안도라는 설정입니다. 그럴듯한 상상력이라 할 만합니다.

몽유도원도는 유감스럽게도 일본으로 반출되어 나라현 덴리 대학 중앙 도서관에 소장 중인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인사동 스캔들>에서도 배태진은 진품은 일본에 밀수출하고 위작들을 전시하며 돈벌이를 하는 캐릭터로 나옵니다.

엄정화가 연기한 배태진은 국내 최대 갤러리 비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토에서 "벽안도"를 손에 넣은 배태진은 복원을 시도합니다.

그리고 복원의 세계에서 신의 손이라 불리는 이강준(김래원)이 복원작업을 맡으면서 이야기는 탄력을 받으며 경쾌하게 달리기 시작합니다. 

엄정화의 가슴라인이 아슬아슬하게 보이는 의상은 배태진이라는 캐릭터를 압축해 보여줍니다. <인사동 스캔들>에서 배태진은 미술계의 큰 손이면서도 돈을 위해서라면 매국도 서슴지 않을 캐릭터로 그려집니다.

<인사동 스캔들>은 주연 배우들 못지않게 조연들의 연기도 수준급입니다. ‘이미테이션의 세계에도 레베루가 있다’라는 연발 하며 미술품 복제 공장을 운영하는 사장 역의 고창석, “벽안도는 원래 자기 것이었다.”라고 구라 치는 권 마담 역의 임하룡의 연기도 자연스럽습니다.

이강준을 돕는 상복 역의 마동석과 수정 역을 맡은 아나운서 출신 최송현은 영화 첫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제 몫을 충분히 해냈습니다. 이강준과 맞서는 강형사 역의 김병옥, 여형사 최하경 역의 홍수현도 매력적인 연기도 스릴을 더했습니다.

“당신이 본 그림은 모두 가짜다.”라고 말하는 인사동 스캔들. 참신한 소재의 한국 범죄 스릴러 영화를 보고 싶다면 엄정화의 <인사동 스캔들>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인사동 스캔들은 네티즌들의 평점은 8점대로 높은 반면 기자·평론가들의 평점은 5점대로 박한 수준입니다. 누적 관객수는 118명을 동원했습니다. 아브라빌리티는 이 영화에 관한 한 고명하신 기자, 평론가들보다 네티즌의 평점에 더 신뢰성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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