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콜린스의 소설, 헝거게임 시리즈를 영화화한 첫 번째 영화 <헝거게임 : 판엠의 불꽃>은 공포 정치를 소재로 한 SF 디스토피아 영화입니다. 먼 미래 가상 국가 판엠은 '헝거게임'을 통해 시민들을 통치한다는 설정입니다.
소설은 3권으로 완결지었지만 3부를 2파트로 나누어 총 4편으로 마무한 시리즈 영화가 되었습니다. 소설 헝거게임 시리즈 순서는 <헝거 게임>, <캣칭 파이어>, <모킹제이>이고 3권 모두 2011년 국내에 번역 출판되었습니다.
영화 헝거게임 시리즈 순서는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2012), <헝거게임: 켓칭 파이어>(2013), <헝거게임: 모킹 제이>(2014), <헝거게임: 더 파이널>(2015)입니다.
소설도 그렇지만 영화 시리즈도 첫 편인 <헝거게임 : 판엠의 불꽃>이 그중에서 비교적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줄거리
독재 국가 판엠은 국가를 12구역으로 나누고 각 구역에서 매년 추첨을 통해 소년, 소녀 각 한 명씩, 24명을 선발해 마지막 한 명만 살아남을 때까지 싸우는 헝거게임을 개최합니다.
참가자 24명 중에 23명은 모두 죽을 수밖에 없는 게임이에요. 헝거게임 시즌이 되면 12구역 시민들의 공포는 극에 달합니다. 시민들은 24명 참가자들의 서바이벌 게임을 생중계 화면으로 아슬아슬하게 지켜보며 숨을 죽입니다.
캣니스(제니퍼 로렌스)는 연약한 여동생이 선발되자 대신 자원을 결심합니다. 같은 구역에서 선발된 청년 피타(조쉬 허처슨)와 함께 헝거 게임에 참여하게 됩니다.
각 구역에서 선발된 24명이 헝거게임을 준비하는 과정들을 비교적 흥미롭게 묘사하면서 영화의 중반부를 훨씬 넘어서는 분량을 할애하며 참가자들이 겪게 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고독을 관객들에게 전이시키는데 상당한 공을 들인 영화입니다.
거기에는 제니퍼 로렌스의 연기력도 한몫 했습니다. 제니퍼 로렌스는 캣니스 역으로 새턴 어워즈, MTV영화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러나 영화가 당시 유행했던 오디션 프로그램을 닮아가는 순간, 이야기의 힘은 빠졌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생사를 가르는 헝거게임이 연예 프로가 될 수는 없는 법이니까요.
결말
SF 장르의 묘미가 극대화되어야 할 후반부, 비주얼의 연약함과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이 빠지면서 <헝거게임 : 판엠의 불꽃>은 로맨스에 사활을 겁니다.
어렸을 적부터 캣니스를 좋아한 게일(리암 헴스워스)은 12구역에서 생중계되는 캣니스와 피타의 연애행각을 지켜보며 갈등합니다. 로맨스물에서 빠질 수 없는 삼각관계의 시작인 셈입니다.
그런데 캣니스와 피타의 로맨스를 구축하기 위해 '헝거게임'은 게임의 규칙까지도 바꿔버립니다. 영화적 재미가 확 달아나는 순간입니다.
영화가 재미가 없어지면 관객들은 스토리도 재검토하게 되는 법입니다. 황당한 헝거게임으로 74년간 판엠이 독재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는 아무래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설정이 아닌가 합니다.
SF 영화니까 스토리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SF적인 비주얼도 없었다는 것이 <헝거게임 : 판엠의 불꽃>의 치명적인 약점라고 할까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헝거게임 시리즈 세 권을 선물 받았습니다. 국내에 갓 출판된 책이라 따끈따끈했었는데, 선물해 준 사람이 무안하게 번역투가 식상하다느니, 영화보다 재미없다고 투덜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땐,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ㅠㅠ
* 이 영화도 넷플릭스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추억의 영화를 다시 들여다 본 하루였습니다.
<헝거게임 : 판엠의 불꽃 The Hunger Games>(개봉 2012. 4. 15) 감독 게리 로스, 배우 제니퍼 로렌스 (캣니스 역), 조시 허처슨 (피타 역), 리암 헴스워스 (게일 역), 엘리자베스 뱅크스 (에피 역), 우디 해럴슨 (헤이미치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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